아시아/태국 북부와 후아힌

도이수텝까지 하이킹 왕복

cjswotl 2018. 12. 3. 19:12
#태국 돌아온 치앙마이

아침을 먹다가 호주 아저씨 댄이 같이 가자고 해서 급하게 출발해요. 사실 세수도 않고 밥 먹는다능. ㅋㅋ

10시에 치앙마이게이트로 가서 돌아다니는 썽태우를 잡아 동물원까지 가요. 그런데 Monk's Trail 지점을 못 찾아요. 사실 오늘 난 어제 공부 많이 하신 댄만 믿고 따라 왔는데 아저씨 허당입니다. 어쩔 수 없이 내가 나섭니다. 몇 번의 실수를 한 끝에 치앙마이 대학 뒤로 해서 찾아가요. 학교가 엄청나게 크고 오래된 나무도 많아요. 정문에서 후문까지 2킬로 정도 된다니 말 다했지요.


딱 보니 여긴 조깅하기 좋아요. 아침 저녁으로 많이들 합니다. 역시 사람 생각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참! 여긴 대학생도 교복을 입고 다녀요. 너무 엄격한 교육 시스템인가봐요. 멋내기 힘들겠어요. 만약 우리 나라 대학생들이 교복을 입는다면 공부에 더 매진할까요?

땀을 뻘뻘 흘리고 찾아가니 길이 2개 있어요. 우린 왼쪽길로 갑니다. 대부분 그늘인데 왜 이리 땀이 날까요? 화장실 갈 일이 없어요. 땀으로 다 배출 되고 있으니...
지금이 건기라고 하는데 난 아니라고 봐요. 숲엔 습도가 높은가봅니다. 나중에 사진 찍으며 보니 얼굴이 벌게요. 어쩌겠어요. 이것도 여행의 한 과정이니 받아들여야지요.
덕분에 얼굴이 많이 탔어요. 그 동안 관리 잘 했는데 한 방에 끝나네요. ㅎㅎ


작은 폭포가 보이더니 왓 프라 랏 사원이 보입니다. 더워서 열 좀 식힐겸 양말 벗고 발을 담가요. 그러다 댄이 들어와서 자리 피해주다가 그만 엉덩방아를 찧었어요. 순간 떨어지며 나 여행 끝났다 란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이 엉덩이로 떨어지고 오른손바닥을 짚어 크게 다치진 않았지만 꼴이 말이 아니고 체면은 구기고.ㅠㅠ

허리 안다치고 손바닥 타박상만 있으니 그냥 쿨하게 럭키데이라고 외치니 댄이 웃어요. 댄은 자기도 그럴까봐 네 발로 기어나요. 정말 말이 없고 소심한 아저씨!

버마 지배하에 만들어진 왓 프라 랏은 경사진 바위의 수도원이란 의미가 있다고 해요.  폭포수 옆의 나무 아래 숨어 있어 평화롭고 사람 많은 도이수텝 보다 훨 정감이 가요. 지금은 스님들이 수행하는 거주지로 쓰여요.

특이하게 화난 용이 지키지 않고 여신이 지키고 있어 훨씬 아름답소 온화해 보여요.



도이수텝 도로를 따라 올라가니 Nature Trail  길 안내판이 보여요. 땀은 비 오듯 내리고 길은 계속 업업!!
원래 트렉킹을 좋아하지만 뭘 안 먹고 가니 힘들어요. 급하게 출발해 물도 조금 챙시고 귤 5개뿐...
솔직히 도이수텝이라 해서 가기만 하면 뭔가 사먹을 줄 알았죠.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릴줄 몰랐어요.

우리나라 가이드북은 이 하이킹 코스가 없어요. 서양애들에겐 잘 알려진 코스지만. 만약 준비를 잘 했다면 즐거운 하이킹 이었을거에요.

숨을 헐떡이 가니 명상센터와 이어져요. 요기로 올라가면 입장료 30밧 절약입니다. 내가 이 사실을 말하니 쉿 조용히 하랍니다. 누가 들을까봐서요. 요건 내과입니다.

두번째라 사진은 별로 없고 대신 내가 설명해 주니다. 짧은 영어로 원어민에게 설명 하려니 힘들어요. 대신 콩떡 같이 말해도 찰떡처럼 알아 먹어서 그건 좋아요.


공짜 호떡 하나씩 들고 나와 백프로 오렌지쥬스랑 먹으니 눈이 번쩍 띄입니다. 역시 먹어줘야 해.

썽태우를 타고 타페로 가려니 80밧!
왜 이리 비싸나요?
우린 그냥 다시 걸어 치앙마이대학 정문으로 가기로 해요. 내려가는 길은 완전 쉬워요.

그런데 댄은 오늘이 마지막 날이라 일몰을 보고 싶어해요. 난 그냥 어두워지기 전에 가고 싶은데...
그냥 폭포 위 바위에서 봅니다. 썩 예쁘진 않지만 잠시 땀을 식힙니다.


다시 급하게 내려가요. 아마 댄은 힘들었을 거예요. 내가 워낙 잘 내려가서리...

대학을 빠져나가다 길을 잘못 드네요. 밤이라 헷갈려요. 밤엔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야.


썽태우를 급하게 탑니다. 지금 묵고 있는 호스텔의 디너 타임을 지키려고요. 나만 엄청 마음이 바빠요. 중간에 교통 체증도 있고 또 치앙마이 게이트에서 숙소까지 5분 넘게 뛰어가야 하고.
결국 15분 남겨 두고 도착해 허벌나게 많이 먹어요. 배 터질 것 같아요.

샤워하고 빨래도 끝내고 선데이마켓에도 다녀와요. 낼 근육 통으로 힘들지언정 오늘은 가서 가격 체크를 해야 합니다. 본격 쇼핑을 해야해서요.

여행 오기 전부터 이 숙소를 눈여겨 본 곳입니다. 그런데 정말 가성비 좋아요. 3인 도미로 180밧 즉 6000원 정도에 아침 저녁밥 포함입니다. 게다가 저녁은 요리가 3~5가지 뷔페로 간단한 과일 휴식도 있어요. 누이가 영어도 잘 하고 항상 웃으며 요리도 참 잘 해요. 5일 이상 묵으면 공항이나 터미널에 공짜로 태워다 줍니다. 매트리스 스프링이 좀 튀어나오고 오토바이 소리가 들려도 두 끼 식사가 모든 것을 감해 줍니다. 가성비 끝판왕 Like Home 숙소는 정말 집에 온듯 편안해요.
아~ 난 자전거도 안 타지만 무료로 빌려준데요.

가성비가 좋아 5일 묵으려다 10일 머물러요. 아낀 돈으로 쇼핑 열심히 해야지요.
그나저나 빠이에서 담은 내 김치 괜찮을려나? 여기 온 후론 한번도 안 먹고 냉장고 안에 있다능. 내 눈물의 김치가.....

추신: 댄이 담날 체크아웃 하며 나에게 2번이나 인사 하러 왔어요. 어제 나랑 다닌 것이 좋았나봐요. 멜 보낸다고 했고 나중에 기회 되면 등산하자고 해요. 나도 남에게 도움이 되어 기분이 좋아지고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점점 마음이 넉넉해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