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멕시코

멕시코시티 도시 트렉킹 해요!

cjswotl 2018. 5. 27. 12:08
#멕시코 멕시코시티

정글 트렉킹 산악 트렉킹 등이 많지만 이번엔 도시 트렉킹을 하려고 해요. 멕시코시티는 아주 거대한 도시라 하루 한 곳씩 정해 트렉킹을 합니다. 일단 나초네에서 밥을 야무지게 먹고 오하까 치즈와 토마토 물을 챙겨 나의 트레이드 마크인 크록스 슬리퍼를 신고 나갑니다.

가는 길에 만난 꽃과 차플텍 공원을 지나갑니다. 지난번에  여기 앞의 의자에 앉아 책을 읽은 곳입니다. 난 이런 여유가 좋아요.  그런데 아래 날개 달린 동상을 아제르바이잔의 갤러리에서 봤다는 겁니다. 이게 길거리에 있다니 놀라웠어요.

오늘은 수마야 박물관으로 고고!!!

수마야 뮤제는 상당히 번화한 곳에 위치해 있어요. 돈 냄새가 풀풀 나서인지 입장료도 무료 입니다. 가방을 맡기고 입장하니 로뎅 작품이 정면에 있어요. 벌써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이어 2번째 만남입니다.
넌 도대체 뭘 생각하고 있니?

그 옆에 지옥의 문이 있어요. 거대한 작품 속에 사람들은 난리 속인데 한 가운데 사람은 또 뭘 생각하고 있을까요?

2~3층은 주제가 딱히 없고 작품을 진열해 놓는 수준입니다. 동전 지폐 의상 예수 동상 중국 인형들까지 총 집합입니다. 그 중 볼리비아 수크레에서 입었다던 옷이 눈길을 끕니다. 첫째는 시중과 광장 가는 모습 두번째는 교회 가는 모습인데 저 치마 좀 보세요. 무거워서 입고 다니기 힘들겠어요. 의자는 3인분 차지할 듯요.

수크레에서 2주 지냈는데 저런 그림 일도 못 봤는데....... 역시 멀리 있어야 잘 보인가봐요. ㅋㅋ

이건 죽은 자의 날과 관련된 인형입니다. 돌아가서 코코 라는 영화를 꼭 봐야 겠어요. 코코는 침대 밑의 할머니 영혼의 이름이라고 하는데 멕시코인은 침대 밑에 귀신이 산다고 믿는답니다. 영혼이 저렇게 즐거울 수가 있다니 멕시코의 사후 세계는 독특해요. 그래서 기일에도 술 마시고 춤 춘다고 해요. 여기서도 진짜 죽음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네요. 아르헨티나랑 닮았죠?


아~옥따비오 빠스는 "멕시코는 죽음과 친하고  죽음으로 농담을 삼고 죽음을 애무하며 죽음과 같이 자고 죽음를 축하한다."고 말했다고 해요.

6층으로 올라가니 로뎅의 키스와 손 작품이 보여요. 아마도 이런 작품의 영향인지 길거리에 키스족과 허깅족들이 많은가봐요. 사방이 틔인 곳에서도 애정행각이 대박인데 중학생들도 꼭 붙어 체험 학습 다니더라구여.  나 원 참!!!!!

역시나 세계 유명 작가 작품이 많아요. 모네의 풍경도 보이고.

5층엔 프랑스 작가들 그림들 전시가 되어 있어요. 가을과 겨울의 황량함를 표현하는데 붓 터치가 장난이 아닙니다.

4층엔 내가 일도 관심 없는 서양 종교화들 전시

암튼 이 더운 나라에서 여긴 추워요.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서요.

돌아오는 길에 한글이 보여요.
천리만리 길을 뉘라서 찾아갈꼬~~

다시 차플텍 공원으로 걸어와서 할일 없이 동물원에 들어가요. 물론 여기도 입장료 무료. 음식물 반입만 조심하면 됩니다.
 
지도를 보니 구역으로 구분 되어 있어요. 육식 육상동물 해양어류  조류 초식동물로 한 방향으로 길 따라 가면 됩니다. 관리가 아주 잘 되어 있진 않지만 나무들 속에서 동물을 만나게 돼요. 가장 눈에 선 한 건 캥거루의 요염한 자태와 이를 지켜 보는 초등생의 열렬한 환호!!!!!

또한 키스 동상을 보고 초등생이 키득키득 해요. 순진한 것들!

역시 어디가든 학생들은 비슷해 보여요  그런데 여긴 한 반에 선생님도 많고 보조로 따라온 학부형? 도우미도 많고. 교사 한 분이 멋쩍은지 날 보고 씩 웃어요. 나도 웃어줬죠.

커다란 새장도 들어갔다 오고 수족관도 보고...

한참을 돌다가 나오니 벌써 해질 무렵입니다. 하루 종일 걸어서 다리가 아파요. 곧장 숙소로 가서 어제 사둔 고기와 비빔밥을 먹고 잠깐 쉰가는 것이 잠들었어요. 거의 12시간 기절 상태.
사실 숙소 사람들이 새벽까지 고스톱 치는 소리에 깨기는 했어요.

날이 밝아 야무지게 밥을 먹고 국립인류학박물관에 가요. 상당한 양이라 해서 긴장이 됩니다.
가방을 맡기고 표를 사서 입장하니 11m 기둥 위에 84m 길이의 캐노피가 있어요.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해도 천막이 쳐져 인상적이지 않아요.

1층은 고대 멕시코 인류학 유물관으로 특정한 문명이나 지역에 관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플로레스 꽃의 방으로 가니 꽃 문신을 한 여인네가 앉아 있어요. 흔히 보던 꽃들을 문양으로 새겨 있어요. 특히 메리골드꽃 문양이 신기하고 많이 사용하는 꽃이었네요. 확대해 보면 다른 꽃들도 보일거에요.

다음은 선사시대의 전시실로 오스트리아피테쿠스 조상부터 전시 되어 있어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모습인데 중간에 식인하는 모형물은 그닥....

아쓰떽은 지금의 멕시코를 직간접적으로 통치하고 있어요. 사람의 심장을 담았다는94cm 높이의 돌그릇도  있고 성장과 풍요를 불러오는 원숭이 신상도 있어요. 그러나 절대 갑은직경 3.6m 무게 24톤의 태양석입니다. 여기에 아쓰떽 세계의 시작과 종말을 예고하고 있어요. 아쓰떽인들은 다섯번째이자 마지막 창조의 세계에 살고 있다고 믿었답니다. 새 세상이 창조될 때마다 태양이 하나씩 존재했다고 하니 지금의 태양은 다섯번째 태양이겠죠?

중앙의 신은 태양신 혹은 땅의 신이고 중앙 부근의 사각형 네개는 이전의 태양들이 재규어 바람 비 물에 의해 파괴 되었음을 의미해요. 또 아쓰떽의 한 달인 20일을 안쪽 띠에서 볼 수 있고 두마리의 불의 뱀이 돌의 테두리에서 달리고 있어요. 꼬리는창조의 날과 맞닿아 있어요. 더 자세한 것은 영어 설명을 읽으세요.


뒤로 돌아가니 뜨랑떼롤꼬 시장의 모형이 있어요.

테오띠우아칸 즉 인간이 신이 되는 장소라고 명명했던 도시에서 생겨난 문명입니다. 화랑에는 물의 여신 찰치우뜰리꾸에의 거대 석상이 있어요.

뒤쪽에는 전에 다녀온 피라미드 모형이 있어요. 관람하다 피곤하면 각 실에 딸린 정원에서 시원한 공기 마시고 들어가면 좋아요.

똘떽은 뚤라를 건립한 사람들인 치치메까스족이 자칭 예술가라는 뜻으로 불렀다고 해요. 거대한 돌로 된 인물상인 아뜰란떼는 사원의 기둥으로 사용되었어요. 께쯔알꼬알뜰 신에게 바쳐진 돌조각 득점판으로 볼게임에 사용해요.

오하까는 언덕 위의 도시 몬떼알반을 세운 미쓰떽과 석띠 장식의 미뜰라를 만들어낸 믹스떽 문명의 도자기 보석세공 무덤을 재현해 놓았어요. 사진은 찍지 않았으나 대강 말하면
시신을 가운데 두고 정면엔 무서운 얼굴의 할매?가 지키고 주변엔 장식물이나 도자기들이 그 사람 생전의 위세를 알려줘요.
난 백골이 있는 무덤은 찍기 싫더라구요.

멕시코만 전시실엔 올멕문화의 거대한 현무암 돌머리입니다. 고위 인사였을까요? 머리만 땡강 있으니 무섭네요.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마야는정글 석조 도시와 정복자가 도착하기 전에 갑작스런 몰락으로 특별한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그러나 너무도 많은 유물에 치여 다 똑같아 보여요.ㅠㅠ


2층은 민속학 관련으로 의식주에 관련되어 있어요. 신기한 건 구슬과 팽이 문화가 있다는 사실이에요. 

1층 마지막 전시실에서 그토록 찾던 장례식 가면을 만났어요. 조개 거북 황철광 옥으로 뒤덮인 이 돌가면은 보물이라고 해요.

다시 나와 차플텍 공원에 와서 토마토와 와하까 치즈를 먹고 독서 삼매경에 빠져듭니다. 야외에서 책을 보는 건 넘 시원하고 좋아요.

다시 날이 밝아 다시 도시 트렉킹을 합니다. 전에 포스트한 바스콘셀로스 도서관을 기억할 거라 생각해요.

레포르마 거리 중간에서 위쪽으로 올라가면됩니다. 로터리에 장식된 기념비가 유명하죠. 이 중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독립기념비지요. 스페인 식민통치에 맞선 영웅을 기리는 것으로 저 금색이 멕시코의 랜드마크가 되기도 해요.

돌아오는 길에 보니 젊은 애들이 뚜껑 열린 리무진 차를 타고 와서 드레스와 정장 입고 사진을 찍는 진풍경이 보여요. 졸업시즌이라 사진 찍지 않나 추측해 봅니다.


레포르마 거리는 시위도 많이 하네요. 실종자 찾는 천막도 보이고. 무엇 때문에 화가 났을까요?


어쪘든 아침 햇살의 가로수는 또 다른 행복입니다.


토요일이라 그런지 도서관엔 행사도 많고 체험학습 일행도 줄 서고 중간 정원으로 가는 길목엔 군무 추는 학생들이 떼거지로 보입니다. 난 영문으로 나온 한국 월간지 발견했어요.


2층 쇼파에 앉아 글을 쓰고 있으니 슬슬 잠이 옵니다. 여러분도 낮잠 자러 도서관에 가보세요. 나도 슬슬 누워 책이나 보다가 잠들어 보렵니다.

팁: 여긴 피크닉 매트 가져와서 정원에 있는 잔디에 깔아 넣고 자기 참 좋아요. 부모와 자녀들이 와서 딩굴딩굴 잘 노네요.

팁2: 프라다 칼로가 유명합니다. 그래서 인류학박물관에서 본 책을 사진으로 남겨요.

비틀려진 인생 출발과 정상적이지 않는 삶 속에서 오로지 인간의 존엄성을 찾아가는 과정을 살아간 여인의 그림은 초현실주의처럼 이해하기 힘드네요.

남편 디에고를 이마에 새기고 디에고 이마에 제3의 눈을 왜 달아났을까요?

여동생과 바람핀 남편 때문에 머리 잘라버린 자아 표현으로  21살이나 많고 저런 뚱땡이를 죽을 때까지 사랑하다니 난 이해 불가 입니다.

교통사고로 인해 수십차례 수술 받은 자신의 몸을 아래 처럼 표현했어요. 프라다는 시련을 피하기 보단 직선적으로 보려 했어요. 그래서 수염까지 표현했겠지요.

마지막 작품인 비바 라 비다 즉 인생 만세의 수박은 수분이 넘치고 풍요를 의미해서 멕시코 사람들이 좋아하는 과일이라고 해요. 마지막까지 프라다는 삶의 끈을 놓고 싶지 않았나봐요.

결론은 난 이런 그림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아무리 천재가 그렸다고 해도 말이죠. 그래서 프라다 박물관을 방문하지 않기로 결정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