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베트남

무이네 식도락 여행

cjswotl 2018. 11. 4. 21:21
#베트남 무이네

숙소에서 캐리어를 조금 덜 끄는 교통편을 원해 풍짱버스를 타게 되었어요. 중간에 한 번 갈아타긴 하지만 침대칸이라 누워갈 수 있고 숙소 앞에서 내려주는 서비스에 감동하며 가는데 무이네 인연을 만납니다. 누구신지 짐작이 가지요?
 아들과 같이 여행하시는 숲속 곰탱이님 입니다.

무이네가 용과 재배 동네라는 것을 얘기 해 주시며 나중에 여행객이 전혀 없는 꾸이녕을 가보라고 추천해 주시네요. 그리고 달랏 밑의 발롯도 휴양하기 좋다 하시고. 처음 듣는 지명이라 머리 속에 들어오지 않지만 베트남 여행고수의 느낌이 솔솔 느껴져요.

해산물 요리를 같이 하자고 하셔서 저녁에 다시 만났어요. 숙소 앞의 미스터 크랩에서 가격을 보다가 메뉴판 음식을 먹기로 결정합니다.  킬로로 골라 먹는 것은 여행자용 가격이라 비싸고 메뉴판 요리는 거의 오르지 않았다고 해요.


혼자였다면 바가지 심한 가격을 흥정하기 싫어 먹지 않았을건데 특별한 인연으로 만난 숲속 곰탱이님 덕분에 요리를 7가지나 시켜 먹었어요. 골고루 먹어 보는 재미 다들 아시죠?

일단 가리비와 소라 요리 맛은 훌륭하고 볶음밥에 해산물 듬뿍 들어가 있어 맛났어요. 모닝글로리는 마늘이 많이 들어가 맛이 괜찮았는데 잘 하는 집은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해요. 여긴 보통이라 하시네요.


다음으로 나온 오징어 새끼 볶음은 쫄깃하나 조금 짠편이라 맥주안주로 제격입니다. 그리고 새우구이도 훌륭해요. 다만 해물 라면땅은 인스턴 느낌이라 ....



이 많은 양을 1인 15만동 즉 7500원 먹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아요. 음료는 따로 계산하구요. 사실 숲속의 곰탱이님이 맥주를 너무 사랑하시거든요.

 배가 부르니 10킬로 길이의 해변의 일부를 셋이서 잠깐 산책을 해요.  지금 현재 시원한 바람과 포만감으로 마냥 행복한 밤입니다.



다음날 투어?를 끝내고 피싱빌리지 가서 해물 파티를 합니다. 이렇게 판이 커질줄 몰랐어요.

흥정을 못하는 아드님과 난 그냥 바라보고 곰탱이님이 베트남어로 쏼라쏼라 흥정을 합니다. 전문가 포스가 남달라요.
가만 보면 사람의 표정을 잘 읽으십니다. 반면 난 그런 면에서 참 무심한데.... 관심사가 아니면 무의식 중에 다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참 달라요.

이 꼬맹이가 이 식당의 대세입니다. 해산물이 든 고무대야를 발로 툭툭 치고 다니고 자기 막내이면서 위의 형 누나를 동상이라 부르며 뛰어다녀요. 그래도 누가 뭐라 하는 사람 없으니 대세지요.
머리 스타일 보면 얼마나 말썽 부릴지 짐작되지요?


한참을 흥정하고 나서 들어가는 해산물을 보니 양이 엄청나요. 저걸 다 먹을 수 있나? 의구심이 듭니다.

베트남에선 서비스가 없다고 하는데 여긴 조개탕이 나옵니다. 국물에 민트향 향식료가 있긴 하나 시원합니다. 조개의 쫄깃함은 환상이고요. 메인을 먹으라며 극구 말리시지만 맛난걸 어쩌라구요. 이건 내가 올킬 했어요.

삶은 게가 통채로 등장. 이제부터 인정사정 볼 것 없어 양손 잡이 해요. 문명인임을 간단히 포기하고 원시인으로 퇴화.ㅋㅋ


베트남 게살 왜 이렇게 식감이 좋나요. 결국 아드님이 남겨둔 게도 내가 클리어.
난 집중해서 조용히 음식들을 클리어 하고 있어요. 앞의 두 분은 모르셨겠지만.

다음은 대망의 랍스터입니다. 비쥬얼 끝내주죠?
근데 마늘 소스가 강하고 내장이 사라져서 생각만큼의 맛은 아니었어요. 그래도 랍스턴데 오동통한 살을 맛나게 먹어야지요?

숲속의 곰탱이님은 내장을 모아모아 밥과 함께 드십니다. 그리고 밥이 술안주가 된다는 사실을 첨으로 알았어요. 밥과 술을 같이 먹으면 술을 많이 마셔도 몸에 별 이상이 없다네요. 술의 지존을 보게 되네요. 진심 존경스럽습니다. 난 겨우 한 캔인데...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맥주를 마시니 시원하게 잘 넘어가긴 해요. 신세계였어요.



왕소라는 쫄깃 거리는 식감에 오래 씹어야 해요. 그러나 맛있어 손이 자꾸 갑니다. 다행스럽게도 아드님이 소라를 싫어해서 한 개 더 먹을 수 있었어요.


갑오징어볶음까지 먹으니 배가 터질것 같아요. 그런데 할인 해 준다는 쥔장 말에 혹하셔서 조개도 주문 하시네요.



배 불러 노래 하면서도 자꾸 손이 가요.

원래는 아들 투어에 내가 꼽사리 껴서 전문가이드투어도 받고 입 짧은 아들 대신에 내가 더 포식합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최대 수혜자는 바로 "나" 입니다.

그런데도 자꾸 음식 안 남기고 먹을 수 있어 저에게 고맙다고 하셔서 민망했어요. 원래 두 분만 와도 이 정도 양을 시킨다고 하십니다. 가격도 상당히 나왔는데 처음에 말씀한 액수만 받으셨답니다.

감사 또 감사😍😍😍

호텔 수영장 옆의 바로 와서 남은 음식과 맥주를 마시며 지나온 인생사를 풀어봅니다. 꼭 한 권의 책을 읽는 듯합니다. 나와 다르게 산 분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흥미롭습니다.


밤은 깊어가고 어둠 속에서 파도 소리만 거셉니다. 여전히 바람도 선선하고 몸도 마음도 충만합니다.

특별하고 여유로움을 선사해 주시고 식도락을 체험하게 해 주신 숲속의 곰탱이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추신1: 늦은 밤이라 택시를 탔는데 요놈의 택시 기사 잔돈 없다고 200원 떼 먹네요. ㅠㅠ
이 정돈 귀여운 애교죠. 택시 탈 땐 잔돈 미리 준비 하세요.

추신2: 신밧트케밥은 짜고 맛이 그냥저냥이나 패션푸룻트 스무디는 새콤달콤해서 좋았어요. 여기 패션프룻트는 전라도 고서  것보다 더 단 맛이 강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