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4 삔우린
푸른 호반의 도시, 삔우린
꽃과 나무 향기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는 삔우린으로 왔다. 시뽀는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스런 모습인 반면 삔우린은 정돈되어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도시다. 영국풍 시계탑과 고풍스러운 벽돌집 휴식 같은 호숫가 정원이 사랑스럽다.
북킹닷컴에서 본 오키드 난 미양 호텔은 생각보다 아주 멋졌다. 기차역에서 꽤 걸려서 이동수단을 급히 구했는데 나도 모르게 우마차로 간다. 졸지에 느림의 여행이 더 느려지고 낭만이 넘쳐난다. (할인 받아 3000짯) 3킬로라면서도 흔쾌히 승낙하신다. 낭만으로 간 호텔은 100년된 영국풍 저택으로 정원이 엄청나게 넓고 여러 채의 건물이 여기저기 있다.
커다란 나무들과 꽃 그리고 해먹들이 내 속을 확 트이게 한다. 게다가 건물별로 아이파이가 잘 작동이 되어 오래 머물고 싶어진다.
3인 다인실로 안에 욕실도 있어 생각보다 지내기 좋다. 졸지에 일주일 묵으면 하루 공짜라고 해서 8일 지내기로 한다. 하는 일 없이 지내볼 생각이다.
팁: 도미토리 12$로 아침저녁만 핫샤워 가능/자전거 무료 대여로 보증금 만짯/조식은 아메리카 블랙퍼스트로 달걀 요리 선택 가능하고 식탁에 장미꽃이 장식되어 있어 대우 받는 느낌/와이파이 상태 꽤 좋음/직원 친절/ 단점은 시내와 상당히 떨어져 있음.
삔우린에서 몰라먀인 버스: 1~2일 전에 예약 가능하고 파안은 버스가 없다고 한다. 오후 3시쯤 출발
다운타운 구경
센트럴 마켓은 잘 정돈되어 있고 여기 유명한 과일 와인과 잼이 보인다. 맛만 확인할 요량으로 작은 병 하나 사서 시음해 본다. 10도 임에도 술 같지 않고 달달하다. 몇 년만에 들어간 알콜로 인해 밤에 살짝 설치긴 했지만 입에는 딱이다.
찬탁중국 사원은 아기자기한 달마, 용, 중국식 탑으로 현지인에게는 기념사진 찍는데 여념이 없다. 그 모습이 난 재미나고.
탑에는 올라가 볼 수 있으나 입장료 1달러가 있어 그냥 패스.
샨마켓은 오후에 가니 거의 폐점 상태로 온 김에 샨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반찬 가지 수가 우리나라 백반처럼 많고 비싼 반찬은 따로 돈을 받는다. 생선과 달걀을 더 시키니 2500짯.
숙주나물이 넘 맛있다. 야채를 기름에 볶아 나물로 만들고 된장국 비슷한 시큼한 국물이 한국인 입맛에는 잘 맞는다.
영국식 시계탑 앞엔 전깃줄이 엉기성기 얽혀있어 한 컷의 사진 찍기가 힘들었다. 한 낮이라 눈을 찌푸리게도 하고.
결국 삔우린 시내는 인상 깊지 않다.
내셔널 칸도지 가든
뭉기적 거리다가 8시 30분경에 걸어갔다. 생각보다 오래 걸렸지만 나쁘진 않다.
길거리의 차량도 적도 간간히 우마차가 지나간다. 가로수가 울창하여 공기도 꽤 신선하다.
가는 길에는 고급 식당과 호텔들이 있어 눈은 즐겁다.
블러그에서 본 것처럼 흑조 백조들 그리고 꽃, 대나무밭들이 호수 주변에 잘 정리되어 있다. 사람들은 인증삿 찍느라 바쁘다.
난 이런 조그만 곳에서 길을 잃었다. 그것이 더 대박이다. 풍경은 그닥 예쁘지 않지만 온 몸에 느껴지는 청량감이 몸서리 쳐지게 좋다. 나만의 공간인 듯 바람, 햇살이 좋다. 메인 정원도 좋으나 이 길을 산책하는 것도 너무나도 즐거운 경험이다.
나비 박물관을 지나 타워에 올라갔다. 숨차게 꼭대기에 가니 풍경은 그냥저냥. 깐또지가 잘 보일 줄 알았으나 부분만 보이고 주변의 시내와 들판 수풀이 보인다.
배가 고파 대추를 먹고 와플 하나 사 먹었다. 아이스크림, 햄버거, 샌드위치, 팝콘, 음료, 감자칩을 팔고 있으나 그닥 당기지 않아 허기만 면하려고 와플 주문.
그리고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다시 걸어서 돌아간다. 여전히 걷는 것이 즐겁다.
단 한순간 개님이 한 번 짖어 줘서 깜놀하긴 했지만..
중국식당인 샌프란시스코에서 볶음밥을 주문했는데 맛과 양이 대박이다. 볶음밥에 섞인 얇은 것이 쫄깃거리고 밥도 꼬들꼬들해서 씹을수록 식감이 좋다. 시금치 비슷한 국도 깔끔하고 간장에 고추와 마늘이 들어간 소스를 넣어 먹으니 입안이 즐겁다.
숙소 뒷문이 잠겨 있어 한 바퀴 삥 돌아들어오니 5시가 넘었다.
오늘 하루 오지게 걸어 다녔다.
오! 해피한 날!!
아니시칸 폭포
동네 폭포치고는 좋으나 현지에서 자칭 가이드라 따라 붙은 여인네 땜시 우울했던 곳.
노동의 가치를 생각해 보게 하는 미얀마 아가씨
이 호텔에서 근무하는 분의 남편 오토바이트를 타고 간 곳은 아니시칸폭포다.
현지인들은 다또지악익폭포라 불려 혼자 찾는 사람들은 입구를 찾기 힘들다.
동네 아저씨 오토바이는 정말 낡았는데 속도는 왜 이리 빨라.
나도 모르게 힘줘서 허벅지가 아프다.
20분만에 다달라서 아저씨 왈
2.5킬로덴 천천히 다녀와.
폭포까지는 내리막이라 살짝 뛰어 가려 용감하게 나섰다.
근데 왠 처자가 내 걸음에 맞춰 뭔가를 메고 따라온다.
떨치려 했으나 찰떡처럼 붙어오며 내 가이드란다. 블러그에서 읽은 바는 있었지만 그 음료수 파는 사람인가?
나중엔 포기하고 같이 가기로 했다. 관행인가 보다.
가만히 보니 쓰고 있는 모자로 부채질도 해 주고 볼거리 안내 화장실도 안내 결정적으로 쉴 자리도 결정해 주고 손님이 원하는 것을 묵묵히 해 준다.
이걸 하고 그녀가 원하는 것은 음료수 한 캔 파는 것이 목적이다. 음료수 좋아하지 않아 정확한 액수는 모르나 1500원은 넘 비싸다. 그러나 두 시간 넘은 시간을 공들인 것 치고는 넘 싸다. 결국 2개 사서 본인에게 하나 주고 나머진 아저씨에게 드렸다.
하루 한 번 자기가 아는 오토 기사가 데려온 손님이 그녀의 손님이다.
두시간 내리막과 오르막을 왕복하며 번 돈이..
한 순간 욱 치미며 불평등한 세상이 원망스럽다. 일하고 그에 합당한 댓가를 받아야 하는데.
한순간 한국에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순실 근혜 게이트가 불현듯 떠오르는 건 왜 일까요.
부도덕하게 얻은 소득과 일 하고도 낮게 받은 소득 간의 괴리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사람의 가치(노동)를 누가 대체 매기나요?
이 동네를 이번에 로컬 버스를 타고 왔다.
축구하는 학생들
국화묘목 정리하는 여인들
작은 길이 넘 예뻐서 좋았던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