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도

북인도3-신이 허락한 하늘길

cjswotl 2012. 9. 10. 00:10

신이 허락해야만 갈 수 있는 길을 새벽 두 시에 출발했다.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좋던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밤이라 기분 좋게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어느 순간 차가 멈춘 것을 알게 되었고

새벽 6시가 되자 차문을 열고 나갔더니 이런 모습이 보인다.

얼마나 아름답든지 저절로 카메라를 들게 된다.

한참 후에 다른 사람들 하는 말을 들어 보니

폭우로 길이 막혀 못 간다는 것이다.(여기는 로탕패스 3980M 직전)

여기는 인도니까 느긋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한다.

사 온 김초밥 도시락도 먹고 하면서..

가끔 군인과 길을 정비할 사람들을 실은 차들이 어렵게 지나간다.

이미 차들로 길 위는 장사진을 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 힘든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이득을 보는 사람도 있다.

시간이 길어짐에 따라 사람들은 배가 고파 길 가에 노점상에 가서

물과 과자 그리고 메기라면을 사 먹는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인도 라면 이름이 상표를 따서 메기라고 부른다.

맛은 색깔별로 다르다.

노랑색은 커리 맛이 있고

빨간색은 약간 매운 맛이라 신라면 흉내를 내며

녹색은 양파기름이 있어 개인적으로 가장 맛이 덜했다.

 

시간이 더 지체되고 사람들이 길거리로 나오니

왜 이리 한국 사람이 많은지.

마치 단체로 수학여행 온 느낌이랄까?

 

오후 두 시가 넘으니 내 느긋함도 한계가 온다.

이 말은 이젠 배가 고프다는 신호!

사 온 간식이 떨어지고 있다. 정상적이라면 5시간 후에 레에 도착해야 할 시간이다.

기약을 못하고 기다리니 아침에 올라갔던 차들이 빠진다.

그리고 저녁 6시 10분 차가 움직인다.

끊어졌었던 그 길을 통과하는데 약 두 시간 소요.

우리 운전사 운전 짱이다.

얼굴은 순하고 곱상하게 생겼는데

운전대만 잡으면 터프해진다.

인도에서 만난 운전사 중에서 가장 운전 잘 하고 매너 있는 분이다.

 

 

 

 

 

 

 

 

 

 

 

 

 

 

 

다르차에서 일박을 한다. 운전하는 사람이 쉬어야 하니 당연히 우리도 쉬어야 한다.

문제는 누워 자야하는데 인당 100루피 하는 곳은 우리 맘에 들지 않는다.

몇 몇은 가서 확인하고 다시 차로 돌아온다.

이 차에 탄 사람 중에서 누워 잔 사람은 운전사 한 사람이다.

그리고 새벽에 약간 쌀쌀했으나 짜이 한 잔으로 몸을 녹이고

다시 신나게 달린다.

간 밤에는 밤이라 이 험한 길을 달릴 때 참 무서웠다.

나도 브레이크 밟고 한 순간 눈을 감기도 했다.

그러나

아침이 되나 상황이 달라졌다.

길도 좋아지고 풍경도 이채로워졌다.

여기부터는 비가 덜 오는 지역이라.

풍경도 많이 달라져 있다.

나무가 적어지고 사막과 같은 모습이 보인다.

스타워즈에 나오는 모습도 보인다.

정상으로 가면 사막이다.

우리 운전수 길도 없는 길을 어찌나 능숙하게 가는지

익스트림 스포츠를 하는 듯한 느낌이다.

다시는 육로로 올 생각을 하지 않은 나는

이번에 눈에 제대로 넣어가기로 하고

잠 한숨 자지 않고 풍경에 넋을 빼앗긴다.

한 마디로

이 하늘길은

최악의 길이면서 최고의 풍경을 선사한 곳이다.

몸과 마음은 허약해 있으나 머리 속에 남은 풍경은 오랫동안 살아가는 원동력이 될것이다.

참고로 내 자리는 운전사 바로 옆인 조수석이다. 머리를 댈 곳은 없으나

사람들이 차에서 내릴 때는 내 눈치를 봐야 하는 절대 자리다.

차문이 운전석과 조수석에만 있거든요.

 

 

 

 

 

 

 

 

 

 

팡 캠프

 

기사님이 세워 주신 사진 포인트

기사님도 멋지고 풍경도 죽이지요?

 

 

 

 

 

 

 

탕그라 라로 5328미터다.

머리가 아프고 숨이 차지만 언제 올지 몰라 셔터를 누른다.

이 험한 곳에서 도로를 만들고 있는 저 분들이 있어 우리가 여행 다닌다.

공정 여행을 생각하면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된다.

아무튼 이 힘든 곳에서 일해도 하나 같이 얼굴 표정이 밝고 낙천적이다.

 

 

설산이 보이지요?

희말라야의 만년설을 만끽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