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엄마의 취미 생활 중 하나가 텃밭 가꾸는 것이다.
말이 텃밭이지 상당히 많은 밭이 있다.
난 한 군데 말고는 어디에 있는지 조차도 모른다.
그런데
겨울을 빼고 세 계절 동안 거실을 독차지하는 것들이 있다.
엄마가 수확한 갖가지 것들이 제 몸을 말리느라 사람보다 상전 자리에 있다.
봄에는 여러가지 콩, 양파, 마늘, 감자
여름에는 고추, 들깨, 각종 씨앗
가을에는 고구마, 호박 등등이 거실 호젓한 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올 여름에는 특히나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고추들이 거실 전체를 장악한 적도 있다.
처음에는 이것들 때문에 거부감도 많았다.
원래 깔끔하게 텅빈 거실을 원하는 나로서는 당연한 반응이다.
그러나 이젠
벌레만 제발 따라 오지만 않으면 상관 없다.
밭에서 바로 가져 온 것이라
가끔 정체불명의 벌레들이
날 괴롭힌다.
연료하셔서 언제까지 하실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 시간의 그리운 추억이 될 것 같아
오늘 문득 카메라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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