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쿠스코

여행 오기 전 사진한 장을 보고 오기로 한 것이 무지개산 비니쿤카다. 안데스 산맥 해발 5000미터 조금 위에 위치한 곳에 있어 고산병이 걱정되어 계속 아껴 둔 투어를 드디어 한다.
새벽 3시30분에서 4시 사이에 픽업을 오기로 해서 기다린다. 사실 숙소가 골목 안쪽에 있어 어둠을 뚫고 나와 길 바로 전 문 앞에서 기다리는데 올 시간에 안와서 두리번.
딱 눈이 마주친 차 앞에 그서 영수증 보여주니 타란다. 타고 동네 한 바퀴 하고 다시 돌아오긴 했지만 식겁한 상황이었다. 솔직히 그 아저씨는 날 도와주고 싶어 태운 것이나 홀로족 여행자에겐.....
다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암튼 무지 간이 커요.

거의 4시 다 되어 두 분이 와서 데려간다. 커다란 버스로!!
그래 이게 정상이야.
45인승 버스가 다 찰 때까지 빙빙 돌며 손님를 태우고 4시 30분쯤 출발.
잠을 설친 관계로 자야겠다. 내 숙소는 하루 한 번씩 꼭 청소를 해 주는데 침대 정리하며 꼭 내 짐을 정리한다. 그래서 나가기 전에 정리하는 버릇이 생겨 더 잠을 설친거다.

자다가 깨니 길이 비포장의 낭떨어지 산기슭을 지그재그로 가고 있다. 우와~~심장 쫄깃해진다.
그러나 기사를 믿으니까. 안 믿으면 어쩔라구?
지도의 오른쪽 빨강 화살표에서 아침을 먹어요. 차와 빵뿐이네요. 넘 부실하지만 어쩌겠어요. 열심히 먹어야지.

살짝 고산병 걱정이 되긴 합니다. 그래서 조금 덜 먹기도 하고.
예전에 네팔 안나푸르나 라운딩할 때 5400미터의 토롱라를 넘어 간 적이 있고 북인도에서 5600미터 고개를 차로 넘어간 적이 있었으나 사실 걱정이 되긴해요. 난 말을 안 타고 두 발로 걸어올라갈 생각이라서....
아래 집은 흙벽돌로 만든 집이라 튼튼해 보이질 않아요. 무너진 곳도 많고. 그러나 현재 4300미터 정도 되는 이 곳 공기는 아주 달아 머리 속이 맑아집니다. 일단 몸 상태는 그린라이트입니다.

가이드분들이 스페인어와 영어로 주의상황을 알려줍니다. 고산병으로 힘들면 즉시 산소통 주시겠다고. 암튼 저 알록달록한 깃발을 따라 가며 울 팀명은 챔피언.
챔피언 우노 도스 트레스(챔피언 하나 둘 셋) 하면
씨. 우억우억 하고 소리질르란다.
하면서 괜시리 웃음이 나오는 현실

몇 가지 사소한 문제 해결하고 드디어 올라갑니다. 길은 편한 하이킹 코스데 지대가 높다는 것이 함정입니다. 약 6킬로를 두 시간에 걸쳐 올라가야 해요.
하늘은 쾌청합니다.
이번에 장만한 망또와 모자 그리고 장갑입니다. 손을 올리니 반바지가 보인다는 것이 함정.

야마인지 알파카들도 노닐고 물도 제법 많이 흐릅니다. 또한 현지 민속의상을 입고 일하는 마부들이 보이죠? 남녀가 모두 이 일에 뛰어 들었어요. 보통 편도로 60솔인데 이틀 숙박비 아껴야지요.ㅎㅎ

발이 점점 무거워지고 숨이 차서 쉬기를 반복해요. 뭘 하려고 내 돈 주고 왔나? 후회가 밀려들때쯤정상이 보입니다. 정상은 바람도 쎄고 하필 운무쇼를 시작.ㅠㅠ
마추픽추부터 날씨가 받쳐주지 않네.
가이드는 10분 후에 내려가야 한다고 난리데 우린 꼭 무지개산을 봐야 하는데...
일단 포기하고 야마랑 사진 찍는 사람들 촬칵.
야마 데리고 있는 저 소년은 맨발.
돈 버는 것이 더 중요한 저 소년이 가여워 보인다.
일단 단체 사진도 찍고.

주변 사진 촬영 중인데 사람도 찍으며 운무쇼가 멈추길 기다립니다. 손은 추워 얼것 같은 날씨에 사진 한 장 남기겠다고 기다리는 이 열정. 대단해요.
아~ 한 순간 운무가 걷히자 사람들이 탄성이 나옵니다. 모두들 정신 없이 촬칵!!
대부분 저 무지개산만 보고 찍지만 난 사방 팔방을 다 담으려 노력합니다.
사실 인터넷에서 봤던 색이 아닙니다. 역시 우기의 페루는 1% 부족합니다. 그래도 안보이는 것보단 보여주니 그나마 다행.

다시 하늘이 심상치 않아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은 발이 무척 가뱌워서 살짝 뛰어내려가요.
가다가 바닥에 납작 붙어있는 이끼류가 눈에 들어와요. 발로 짓밟고만 다녔는데 접사를 하니 정말 예뻐요. 열심히 찍고 있으니 가이드가 바모사 치코스 하며 빨리 가자고 소리쳐요. 나를 겨냥한 듯...
그래도 굴하지 않고 찍습니다. 나중에 달리면 되니깐.

그러나 현재 우박이 떨어지고 비가 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고지의 산이라 날씨가 한순간에 바뀝니다. 오돌오돌 떨면서 사진 찍으며 내려오긴 하지만 사진을 보니 잘 했다는 뿌듯함이 더 큽니다.
혼자 자신에게 스담스담하며 아침에 식사한 마을로 내려와요. 중간에 현지인들은 귀한 말을 마굿간레 들이며 그넉이 들고 가느라 정신이 없더라구요. 사는게 뭔지.
식사 후 다시 햇살리 나와 체온을 살짝 상승 시켜줘서 우산 쓰고 몇 컷 더 찍어요. 저 노랑 꽃 참 ㅇㅖ쁘더라구요.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군집으로 있는 모습을 보고 촬영하고 싶었으나 그냥 접어요. 덜컹거리는 차 안에선 잘 나오지 않거든요.

아래 마을 사진에 보이는 흙벽돌 보이나요?
풀과 흙으로 만든거랍니다.튼튼할지 참으로 의심이 되긴 해요.

버스에 오르니 힘들었는지 잠이 듭니다. 추워 오들오들 떨면서요. 한참 후에 일어나도 아직도 쿠스코 도착에 도착하지 않았어요. 게다가 갑자기 또 비가 와요. 이전 여행은 비와 인연이 많나봅니다.
6시30분쯤 쿠스코에 왔는데 아르마스광장이 아닌 한참 아래에서 내리라고 해요. 비도 오는데 이런 우라질~~
알고 보니 인당 2솔을 더 받기 위한 꼼수.
서양애들은 항의하고 난리데 한국인 셋은 쿨하게 내려 걸어갑니다. 실갱이할 시간에 얼른 숙소 들어가려고..
비가 장대비라 15분 걷는 동안 신발이 다 젖어 버렸어요.
그러나 난 마추픽추 보다는 여기 비니쿤카 하이킹이 훨씬 더 좋았어요. 맑은 공기 맘껏 마시며 싱그런 녹색을 맘껏 누렸으니까요.

지금까지 트렉킹 하면서 내가 아직은 체력이 좋음을 느낍니다. 한국에서 차를 버리고 걷거나 버스 타며 체력을 기른 효과라 봐요.

여러분들도 너무 차에 의존하지 말고 평소에 좀 더 걸어다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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