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쿠스코

안전을 생각하면 투어를 신청해야 겠지만 난 비싼 입장료 지불하기 싫어서 그냥 콜렉티보 타고 혼자 가기로 결정. 솔직히 혼자라 치안 안좋은 남미에서 혼자 걷는 것이 엄청 불안하기도 했지만 에티비 타는 사람도 있는 걸로 봐서 괜찮을거라 확신이 들었다. 결론은 트렉킹 코스의 일부인지 괜찮은 한적한 산길이었다.

우선 우루밤바행 콜렉티보를 타고 마라스로 간다. 녹색의 카펫 위에 붉은 색 기와 지붕 그리고 간간히 보이는 노란 유채꽃과 보라색 감자꽃이 무척 평화스럽게 보인다. 그러나 여기는 3천미터 이상의 안데스 고원지대로 넓은 평지 같은 느낌이 든다. 이 넓은 지역이 잉카의 풍요를 가져온 곡창지대였다 한다.
마라스에서 4킬로 떨어진 곳에 내려준다. 어찌 갈까? 고민하며 여행객에게 물어보니 20솔이라 해서 걸어가기로 결심.
난 시간 많거든요. 딱 염전만 볼거라....

어라~~택시 아저씨가 운솔(1솔) 하며 부르네. 냉큼 탔는데 이미 4명이 타 있더군요. 그것도 남자들만!
걷는 것보단 나으니 낑겨 가야죠.

잠시 후 마라스 광장이 나오에요. 이곳 관광지가 담겨 있어 일단 사진 찍고 경찰에게 길 물어보고 출발.

요건 모라이 모형 즉 지금의 농업과학연구소 같은 곳.

구글 지도 신봉자는 경찰 아저씨 말 안 듣고 가보려다 그냥 돌아나와 알려준대로 갑니다.
이럴때 보면 뭔 배짱인지 나도 잘 모르겠어요.
안내판을 보고 쭉 가다가 갈림길에 왼쪽길 선택. 한참 가다가 지도를 보니 길에서 벗어나 있어 없는 길 찾아 방향 전환.

길이 너무 많아 중간중간 지도를 봐줘야 할 필요가 있어요.
혼자 가는 길이라 강도 나오면 어쪄지? 걱정 많이 했었는데 한적한 시골길입니다. 구름 끼고 비도 좀 와서 아름다움이 반감되긴 하지만 조금씩 내리막길이며 선인장과 옥수수 밭이 운치 있어요. 또한 용설란들이 하늘로 줄기를 뻗쳤네요. 잎이 용의 혀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난 도무지....멕시코가 원산지로 20세기 초 우리 선조가 애니깽이라 불리며 노예생활하며 수확했던 식물, 뿌리를 삶아서 나온 액을 이용하여 유명한 테킬라 술을 만들었다 해요.

저 멀리 살리네라스 염전이 보입니다. 위에서 이미 보고 사진도 찍어 입장료 아껴볼까 하려다 소금 사러 갑니다. 솔직히 윗길로 돌아 뒤로 들어오면 입장료 안 내도 될듯....ㅋㅋ

투어로 온 사람들은 가이드가 불러 재끼는 바람에 인증샷만 찍고 갑니다. 이래서 투어를 안한다구. 난 오래 있다 갈거양.

해발 3000미터 산 속에 염전이라고 하니 아이러니 하죠?
지각 변동에 의해 바닷밑이 융기해 생겼다고 해요. 암연이 지하수에 녹아 물길 따라 염판에 물을 대서 태양열에 의해 말린 소금이라 하는데 지금은 우기라 황톳물로 가득합니다. 7월 건기에는 계곡이 온통 흰색으로 덮인다고 해요.
여기 염수는 바닷물의 8배 정도 농도가 높다고 해요.
그래서 목욕용 소금(레몬 장미 라벤다) 작은 봉 3개와 요리용 소금을 샀어요. 가방에 넣으니 무게가 느껴지네요.

가끔 인부 두 명이 소금 부대를 들고 오라오네요. 그리고 소금부대가 싸여 있는 곳을 지나 좀 가까운 마을로 내려갑니다.


옛날 잉카시대에 녹봉 대신 염전 소유권을 가지게 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온가고 해요. 그럼 아까 그 인부들은  잉카의 후예들이겠네요.


염전 뒤로 난 길을 따라 걸어갑니다. 약2킬로로 그냥 평범한 페루마을입니다.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기찻길로 나옵니다. 차를 세워 쿠스코 가냐고 물으니 우루밤바 1솔에 데려다 준대요. 여기서 직행은 없다고. 용케 스페인어를 눈치껏 알아먹고 승차.
어라~~아까 염전에서 본 3인조 트렉커들이 탑니다. 저 큰 배낭 메고 성큼성큼 걸어가더니 결국 같은 차네.ㅎㅎ

우루밤바에서 완전로컬 버스를 탔어요. 어쩐지 6솔이라던 차비가 4솔이더라. 이런 느린보 버스를 봤나....
중간에 경찰이 신분증 걷어갔다 나눠주고. 뭔 시추에이션? 외국인인 나는 다행히 면제.

쿠스코 도착을 저 아래 내려줘서 나의 과일 창고 산페드로 시장을 거쳐 숙소로 돌아와요.
킬로에 4솔 하는 사과를 사서...

아침 9시에 나가 오후 5시에 혼자 투어 하다니 대단하다. 스담스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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