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

오늘 하늘을 체크하니 해가 나옵니다. 며칠간 비가 와서 도이수텝을 계속 미루고 있었어요.  지금이 건기 시작으로 알고 있는데 비가 생각보다 자주 와요.

창푸악 게이트의 세븐일레븐에 썽태우를 타러 가요. 10명이 꽉 차야 출발하는 시스템이라 좀 기다립니다. 운전기사는 왕복 요금를 받으려고 하고 난 편도 요금만 내려고 해요. 나만 돈을 안 받더니 결국 받아주네요. 솔직히 난 경치 좋고 영험한 기가 있는 곳에서 책을 한 권 읽을 생각으로 늦게 내려올 계획을 세웠어요.


치앙마이 대학을 지나 구불구불 산길을 올라갑니다. 매연이 없다면 산길은 쾌적해요.
치앙마이에서 가장 높은 산인 1053미터 도이수텝산에 부처의 사리를 모신 사원이란 뜻의 왓 프라탓 도이수텝이 있습니다. 거대한 황금 불탑과 크고 작은 불상이 있어요.


전설에 따르면 부처의 사리를 발견한 수코타이 왕국의 승려가 사리를 두 조각으로 나눠 하나는 란나 왕국의 왕 누 나온에게 주어 왓 수안 독 사원에 안치하고 남은 한 조각은 흰 코끼리 등에 묶어 정글로 풀어 주었다고 해요. 그런데 부처의 사리를 지닌 코끼리가 도이수텝산 정상에 올라 3번 크게 울며 소리치고 주변을 돌다 쓰러져 숨을 거둡니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란나 왕국의 왕이 성전과 체다를 지어 부처의 사리를 모셨다고 해요.

1935년 지어진 두 마리의 용이 지키는 309개의 돌계단을 오르거나 유료 케이블을 이용하여 올라갈 수 있지요. 당연 난 이번 여행 컨셉에 맞게 돌계단으로 용감하게 오르죠. ㅎㅎ
사실 10분도 걸리지 않아요. 내려오는 건 5분 정도니 웬만하면 걸어가도 좋을 듯 합니다.


사원 주변에 33개의 종을 치면 복을 준다는 설과 이 사원에서 기도하거나 다녀간 후 전생을 보았다는 설도 있어요.
역시나 소원 종들이 매달려 있어요.


치앙마이 전경이 멋있다고 해서 기대 만땅으로 왔는데 먹구름과 연무가 도시를 휘감았어요.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12간지 동물이 천정에 새겨져 있고 기둥에 라마야나가 새겨져 있어요.


사원 안에 들어가니 황금빛 체다가 눈에 보입니다. 그 사이로 불경을 외며 탑돌이 하는 사람이 있고 연 꽃을 한 송이씩 들고 기도하며 절 하는 사람도 있어요. 그리고 이를 바라보는 관광객들의 시선이 강렬합니다.


시주를 많이 하라고 시주 꽃이나 함도 많고 동전을 촛농으로 붙여 놓은 것도 보여요. 태국은 모든 돈이 사원으로 다 모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봐요.


여기선 생년 월일도 중요하나 요일도 중요시 해요. 난 토요일에 태어나서 토요일과 아침에 해당하는 것에 가서 사진를 찍어요. 우연히 영어가이드 설명이 들려서 그 의미를 캐치했어요. 미얀마 양곤에서도 자기 요일을 찾아가 소원을 빌기도 했던 것이 떠올라요. 인도에서 전해오는 불교라 비슷한 것이 참 많아요.


요건 발리에서도 봤던 듣지도 보지도 말 하지도 마라는 동상이라 한 컷! 발리 것이 더 완성도 높네요.

천천히 계단으로 내려갑니다. 날씨가 좋지 않아 일찍 내려가요. 그런데 썽태우 기사님이 날 부르네요. 완전 반가웠어요. 좀 늦어서 없을 줄 알고 다른 썽태우를 타려고 두리번거리고 있었거든요. 사실 90분을 기다려 주는데 구경하기 부족하지 않으니 왕복 티켓 사도 좋아요.

썽태우에서 내려 근방에 있는 Wat Lok Moli란 사원에 가요.  체다에 물을 뿌리며 기도 한다기에 신기해서 갔지만 물 끼웃는 것이 없네요.


다만 곧 있을 러이끄라통 축제에 대비해 우리나라 연등과 비슷한 등이 주렁주렁 달려 있어요. 개인적으로 하얀색에 금박 입힌 것이 세련되어 보여요.
그런 의미에서 해자에 놓인 등을 찍어 봅니다. 그런데 저 환경 미화원들은 대체 뭘 생각하고 있을까요? 눈 앞에 여행객들이 쉴 새 없이 지나가는데...


사원 이름은 모르겠는데 커다란 부처상이 있는 사원이 보여 한 컷!!
다들 아시겠지만 사원에 들어갈 때는 모자를 벗고 신도 벗어야 하는 것 아시죠?
저기 꼬맹이들 신발이 앙증 맞아요.


Huen Phen 식당을 찾아 갑니다. 북부의 카이소이가 유명하다고 해서 치킨 카이소이와 패션푸룻쥬스를 주문!!
맛은 글쎄요. 여긴 맛집이 아닌 듯~~
쥬스는 설탕물이고 카이소이는 국물이 그닥 맛나지 않고 닭다리 하나만 뜯고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작은 모기에 헌혈 하고 왔다능.ㅠㅠ


다음에 카페나 식당갈 땐 에어컨 나오는 실내로 들어가야 겠어요. 벌레들에게 헌혈 그만하려고요.


지난번에 안 보고 지나간 왓 체디 루앙 입구에서 정문만 보고 가려고 끼웃거리는데 어떤 서양애가 표를 줍니다. 의아해 하며 진짜 주는 거냐는 눈짓을 하니 쿨하게 줍니다. 땡큐하고 받아 들어가요.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있다니 놀라워요.

커다란 불탑의 뜻을 지닌 왓 체디 루앙은 황금 도금이 아니라 흙벽돌로만 지어졌어요. 1411년에 90미터에 달했으나 1545년 지진으로 반파되어 60미터로 남아 있어요. 풀들이 벽돌 위에 나 있어 세월이 느껴져요. 그리고 란나 스타일의 코끼리 조각도 있는데 25프로만 남아 있어요.

입장료가 있어서인지 의자도 많고 한적하니 참 고즈넉해요. 잠시 쉬어가도 참 좋을 듯....


그 옆의 왓 판 따오는 스님들이 수리하고 예쁘게 칠 하느라 여념이 없어요.



아~~ 재앙을 막아준다는 사자는 대문 위에 있어요. 사자를 못 찾고 헤메다가 나오면서 발견했어요. 우리네 해태상과 비슷해요.

참 열심히 집중해서 보고 다닌다고 해도 한 번씩 허당기가 발휘되어 혼자 히죽 웃기도 해요.

온종일 걸어다녀 발이 아파서 숙소 갑니다. 여전히 기념품 가게를 기웃거리면서요.
여긴 고급 호브제품샵입니다. 좀 가격이 쎄네요.


오늘은 카이소이가 느글거려 참치감자된장국 끓여 밥을 해 먹어요. 실력이 일취 월장해서 넘나 맛나요. 역시 고기와 야채가 많이 들어가야 맛나요.

여러분은 날마다 맛난 김치에 식사 하겠어요. 그것 하나는 부러워요. 대신 난 열대 과일을 충분히 먹고 있어요.
어느 것이 더 좋은 걸까요?

가는 교통: 치앙마이대학교 정문의 전용 썽태우(30분)와 창 푸악 게이트 맞은편 세븐일레븐 편의점 앞 썽태우로 (45분) 왕복으로 해도 좋음 기다려주는 90분이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음.  가격은 편도 40밧 60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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