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고려인을 찾아서 순례!!
오늘은 젤 먼 코스를 걸어다닐거라 마음이 바쁩니다. 카작 모녀와 아침을 먹고 아쉬운 작별을 하고 울루그벡 천문대를 향해 출발합니다.
큰 길보단 꼬불꼬불 골목길을 선택해서 가봐요. 이젠 이슬람 골목이 낯설지 않아요. 비슷비슷 하면서도 살짝씩 다릅니다. 대문이 열리면 상당히 큰 중정과 내부를 보게 됩니다. 겉모습과 다를 때가 많아요.
친구들이 발 말고 얼굴도 보여달라해서 셀카 한 컷!! 
포즈가 그닥 맘에 안들어요. 손에 폰을 드니 항상 이런 각도라서...
가다보니 지루한 대로가 나와 버렸네요. 언덕 위에 러시아식 무덤과 길가에 쁠롭 솥단지와 양동이 등을 만드는 가내 공장들이 즐비 합니다. 그리고 사진도 흔쾌히 찍혀주십니다. 
키다리 나무가 있는 마을엔 작은 개울도 흐르고 저렇게 파란 돔이 있는 모스크가 있어요. 우즈벡 90% 이상이 이슬람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네요.
아무르 티무르 승!!
한국에서 일한 적 있다는 할배는 허리가 아파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어요. 지나가는 객을 붙잡고 체리를 주시네요. 돌아다니면 사람들이 이야기를 하고 싶어해요. 서로 사용하는 언어가 달라 묻는 말이 일정한 패턴을 가진다는 게 함정입니다.

지루한 길 끝에 반가운 얼굴이 보입니다. 우리나라의 세종대왕과 같은 업적을 남긴 울루그벡 !!
아무르 티무르의 손자 울루그벡는 1394년에 출생하여 40년 동안 통치한 군주이자 유명한 천문학자이며 시, 역사, 신학에 조예가 깊습니다. 안타깝게도 과학 보다 종교가 우선이라는 이슬람 종교 지도자의 꾐에 넘어간 그의 아들이 자객을 보내 피살 당합니다. 그 후 종교지도자에 의해 이 천문대는 폐허가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나라 안밖을 잘 정리해서 그 사후에도 나라는 오랫동안 강성했다고 해요.
한참 후에 한 아이가 공놀이 하다가 공을 찾으러 가서 천문대 터가 발굴되고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며 그의 업적에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울루그벡 그의 발자취를 따라 가 볼까요? 먼저 박물관 부터 가봅시다.
겉보기엔 별거 없어 보이나 행운이 찾아왔는지 한국말로 설명을 잘 하는 가이드를 대동한 한국인 커플을 만났네요. 이 커플 아니었으면 빈약한 영어 설명을 열심히 읽어야 했는데...
할아버지에 이어 손자도 터키와 인도를 걸친 대제국을 넓히며 국경을 튼튼히 다집니다. 그래서 사마르칸트는 실크로드의 중심지로 부상하며 실크로드 상인들이 사방에서 오가게 되지요. 아래가 그에 관한 지도입니다.

그러다 보니 세계인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 시욥 바자르입니다. 아래 그림은 작가가 상상해서 그린 시욥바자르 풍경입니다. 삼국시대 사람들도 간간히 오갔는지 고려인 한 분이 그려져 있어 한국인의 흥미를 끕니다. 잘 보면 누군지 직감 할거에요.
볼링공을 굴리면 잘 굴러갈 것 같은 저 대리석 위에 아래 글자가 쓰여 있어요. 태양의 고도에 따라 그림자가 지는 곳을 측정하여 1년을 365일 6시간 10분라 관측합니다. 현재와 1분가량 차이 밖에 없다니 놀라울 따름이죠.
40m의 대리석 관측 돔으로 태양 달 행성 간의 고도를 정밀하게 측정하여 2018개의 별을 궤적을 기록한 천문표를 작성했답니다. 그의 후손 답게 최근에 소행성을 발견하여 나사에서도 인정한 사마르칸트 이름의 소행성이 있다고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소행성은 발견한 이가 이름을 붙여 가능하다고 해요.

서양 학자가 쓴 책에 있는 그림이 2장 있는데 당시 천문 연구에 관한 상상화를 그린 그림입니다. 가운데 태양과 달 별을 들고 있는 여신의 좌측에 울루그벡이 있고 우측엔 플라톤이라 합니다. 울루그벡의 얼굴과 완전 다른데 이름이 있어 확인되었다 해요.
마지막으로 간이 해시계로 현재 시간을 보니 11시입니다. 바늘의 그림자 끝을 보면 쉽게 시간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해설사와도 작별!! ㅠㅠ
실제 복원된 천문대 일부입니다. 딱 이것만 있어요. 설명이 없었다면 실망하고 발길을 돌렸을 듯..

녹색 지붕 집을 지나서 내려가면 성서에 나오는 인물 다니엘샘이 나옵니다. 영험한 샘물 즉 치유의 물은 기름+마그네슘+미네랄 등이 섞인 독특한 맛의 물로 옆에서 생수병만 따로 팔아서 현지인들은 3병까지 담아간다고 해요.
다니엘묘는  1399년 중동과 소아시아 원정을 시작해 1401년 바그다드를 점령하고 돌아오는 길에 아무르 티무르가 수도로 성자 다니엘 유골을 옮겨옵니다. 유대대인 성자 묘가 있어도 좋을 듯 해서 가져왔다고 해요. 좀 웃긴 이야기네요. 별 걸 다 탐냅니다.
 영화로도 나와서 사자의 밥이 되라고 사자굴에 가뒀으나 하나님이 사자의 입을 막아 무사히 살아나고 그렇게 하게 한 사람들이 도리어 사자밥이 됩니다.
계단을 올라가면 다니엘 영묘가 있다는데 죽은 자의 무덤 순례 그만 하고 싶어 구글 지도 리뷰만 봅니다. 긴 관이 있고 1996년 러시아 주교 방문 후  630년만에 피스타치오 나무에 싹이 트고 열매를 맺었다네요. 
발길을 돌려 아프로시옵 박물관으로 고고!!

박물관 앞에 낙타들이 이정표처럼 있어요. 땡볕에 걸어다녀서 힘들어요. 그늘에 앉아 귤과 치즈 빵을 먹으며 에너지를 회복합니다.
아프로시욥은 토란이란 고대 국가의 전설적인 왕 이름입니다. 우즈벡 최고 고속전철 이름도  여기서 따왔지요.
박물관 전면에 2750 숫자 보이지요. 아마도 사마르칸트 역사겠지요.
동북아문화재단과 같이 발굴한 곳이라 한국말 비디오 설명을 해주는 곳입이다. 그러나 서양 관광객이 많아 영어로 들었네요.ㅠㅠ
설명을 들어도 워낙 손상이 심해 찾아보기가 쉽지 않아요. 
7세기 영주의 궁전에서 발굴된 사절도로 고대 소그디 왕국의 바흐만왕의 즉위식에 사마르칸트를 방문한 외국 사절단 모습을 그린 벽화입니다.  그 속에 조우관을 쓰고 환두대를 찬 삼국시대 고구려 사신의 모습이 있는 거지요.
보이시나요? 안보이죠. 당연합니다. 나도 실제 봐도 긴가 민가 했으니 말이죠.
고구려 사신이 파견된 설 중에 유력한 것이 있어요. 645년 당과 전쟁 중인 고구려 연개소문은 당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당나라 주변국을 공략하려고 외교 사절단을 보냈다고 해요.
사진이 많아 뺏지만 벽화 좌측은 결혼 행렬이고 우측은 중국 공주가 배 타고 악기 연주하며 뱃놀이 하는 모습입니다. 이는 아랍의 위협을 느낀 왕이 중국과의 좋은 외교관계를 추구하려 존경의 의미로 그렸다고 합니다.
다른 쪽엔 고대 도시 아프로시압 주거지에서 나온 출토품을 전시하고 있어요. 많이 봤던 토기들이라 급관심이 떨어져요.다만 매장용 사각토기를 이용했다는 게 좀 관심을 끌뿐.
짝퉁 한복 입은 인형이 있어 그저 웃어요.
다시 더위 피해 그늘에 앉아 있어요. 시원한 아침 나절에 심지 아니 땡볕에 저걸 심는 분들은 로봇인가요. 돈 벌기 참 힘들어요.

뒷편 쪽문으로 아프로시욥 주거지를 보러가요. 내 눈엔 구덩이가 있는 미니어처 언덕으로 보입니다. 어제 본 일몰이 더 좋아 같이 사진을 올려요.
이 언덕은 기원전 6~4세기에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문명화된 도시로 발전하다가 1220년 징기스칸에 의해 파괴됩니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에 주택가, 공중목욕탕, 사당, 우물, 묘지가 있었다는데 내 눈엔 그냥 허허벌판 작은 언덕이네요.
어제는 입구를 못 찾아 반달 모양 구멍으로 들어갔어요. 이렇게 무대포로 다니니 카작 아가씨가 익스트림 탐험이었다고 여러번 말하더라구요.ㅎㅎ

아프로시압 끝자락에 하즈라트 히즈르 모스크가 나옵니다. 2016년 사망한 초대 대통령 카리모프 묘가 있어요. 25년간 독재 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그를 좋아하고 기립니다. 우리와 사뭇 다른 정치 현실입니다.
여기서 보는 뷰가 좋아요. 멀리 바비하늄도 보이고 잘 정돈된 산책로랑 큰 도로도 보여요.
저 앞 산책로가 시원해서 책 읽는 서양 할배를 보았어요. 관광에 싫증 나면 나도 그래야지 생각해요.
아~~ 오늘은 무지 더운 시간에 다녀 탈수 직전입니다. 숙소로 와서 비싼 냉장고 생수를 사서 벌컥벌컥 들이 붓습니다. 그리고 움직이기 싫은 난 뜨거운 물 샤워를 한 후 너구리 한 마리 냠냠!!
더워도 이열치열하며 극복하는 한국인이 맞습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했다.
추신: 지하 도미에서 글을 두 번이나 썼는데 날아가서 졸지에 세 번 공부했어요. 와이파이 약한 곳에선 글을 쓰지 말아야겠어요.
여기도 비가 오려는지 아침 바람이 유독 찹니다. 한국은 이제 불볕 더위에 접어든듯 하니 찬 것 너무 많이 드시지 말고 저처럼 이열치열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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