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사마르칸트에 간다!!
이석례 님의 '우즈베키스탄 800일'이란 책을 읽고 난 후로 난 봄의 사마르칸트에서 한 달간 살고 싶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그 꿈을 이루려고 지금 사마르칸트로 갑니다. 야호~~
사마르칸트를 생각하면 자연히 이 분이 떠오릅니다. 대제국을 세운 아미르 티무르
칭기스칸은 파괴하고 그의 후손 중 한 분인 아미르 티무르는 사마르칸트를 제국의 수도로 만들었습니다. 그는 어렸을 땐 죽음의 고비를 많이 넘겼고 칸이 된 후엔 한 번도 져 본 적 없는 군대를 가진 권력자였지요. 그만큼 상과 벌이 뚜렷해서 군이 잘 따랐다고 해요. 혹 본인이 전쟁에 죽더라도 남은 가족에게 전쟁 전리품를 똑같이 나눠줘서 그들의 충성심도 하늘을 찔렀다고 합니다. 반면에 점령지에서 조금이라도 반항하면 살아있는 생명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잔인했답니다.
그런 그가 세상의 모든 좋을 것을 가져다 수도를 세우고자 합니다.
티무르는 생고기를 여러 도시에 방치했는데 그 중 가장 신선한 양고기가 남아 있는 곳을 수도로 정합니다. 다시 말해 기후가 양호하고 공기가 선선한 곳으로 정한거지요. 그 곳이 바로 사마르칸트 여깁니다.
그는 중국 터키 인도를 걸쳐 대제국을 지배하며 갖은 보물과 도제 장인을 사마르칸트로 데려와 도시를 만들게 합니다. 하늘을 상징하는 푸른 색을 좋아해서 푸른 도시로 가꾸어갑니다. 그래서 유독 푸른 벽돌 돔과 마드라스가 많답니다.
모로코 여행가 이븐 바투다가 말하길
사마르칸트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완벽한 도시다.
라고 합니다.
BC 329년 마라칸다 정복 후 알렉산더 대왕 왈 “그 동안 마라칸다에 대해 아름답다고 말은 들었지만,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몰랐다.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더 아름답다.”
629년 대당서역기의 현장 스님 왈 “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 그들은 물품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고 진귀한 보물이 가득하다.”
8세기초 혜초 스님이 왕오천축국전에도 언급한 곳입니다.
석례님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시옵바자르에 체리가, 살구가, 드냐(멜론 같은 참외)가 그리고 무화과와 석류가 넘쳐나겠구나!! 라고 회상했다죠.
과연 내 눈에 뭐가 펼쳐 질까요? 기대가 마구됩니다.
택시 안에서 본 사마르칸트는 큰 도시로 교통 정체가 심합니다. 옛날의 말 타던 시절은 완전히 사라졌네요.
대신 Imran & Bek 숙소는 넓은 마당이 있는 중정이 있어 시원합니다.
카자흐에서 온 모녀와 아침을 같이 먹고 저녁엔 티를 나눕니다. 엄마가 참 신식이라 끊임없이 영어로 나와 소통하려고 해요. 그리고 유머가 넘쳐납니다. 일하는 곳의 상관이 고려인이라 한국에 대해 무척 우호적입니다.
딸은 호기심이 많아 알고 싶은 게 참 많아요. 드라마로 이미 한국을 많이 알고 있더라구요. 심지어 최근 한 글로리아까지 봤다고 해요. 직업이 번역 일을 하고 있어 말을 참 잘 해요. 덕분에 부족한 내 영어의 공백을 다 채워줘서 좋았어요. 역시 영어 능력자와 말하는 게 더 쉬워요. 내가 어떤 말을 해도 다 알아 들어요.
마지막 날에 둘이 2시간 넘게 산책을 하는데 그녀는 끊임없이 말해요. 나중엔 머리에 과부하가 오긴 했지만 침묵 보단 괜찮았어요.
우즈벡 택시 기사와 이야기 하면 27살이 늙었다며 결혼해 애를 둘은 나아야 정상이라 해서 나중엔 결혼 했다고 말한다네요. 그리고 카자흐 남자들은 자신을 특이하다고 하며 부담스러워하고. 결국 결혼이 하고 싶지 않답니다. 이에 내 조언은 이상형을 만나면 결혼하고 아니면 혼자 자유를 누려도 된다고 했지요.
암튼 아침 저녁으로 가족 같은 기분으로 지냈어요.
이 귀여운 아이들은 쥔장 아들 딸입니가. 남자애는 살짝 있는 척 하는 나쁜 남자 느낌이고 여자애는 인형 같이 예쁘게 마당을 휘적고 다닙니다. 모든 사람이 자기를 좋아함을 저 어린 나이에도 알고 있는 듯... 그래도 무척 귀염귀염~~♥
그러나 비눗방울 놀이하다 마당에 뿌려 좋아 하더니 결국 뒤로 꽝당 해서 엉엉 울게 되는 불상사가 생겨 마음이 아프네요.
시옵바자르에서 우즈벡 전통 의상 아르낙? 을 사와서 좋아 하길래 사진 찍어 줬네요. 잠옷 같은 가운을 무척 좋아 하네요.
심지어 내가 무 생채 무치는 모습을 보고 인상 깊어 하며 심지어 동영상을 찍었어요. 그러면서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어 고맙다고 해요.
또한 엄마랑은 택시를 타고 다녀서 걷지 못한지라 나랑 극한 하이킹?!?을 하게 되어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가만 보면 우즈벡 사람 보다 카자흐 사람들이 한국을 더 동경하고 더 우호적임을 느낍니다.
아침은 정말 잘 나와요.
대체로 아침으로 오트밀이나 쌀죽을 먹고 빵과 치즈 소세지 그리고 후식으로 달달구리가 나와요. 그리고 차나 커피가 나오더라구요.
다만 도미토리 숙소는 지하에 있어 아슬아슬하게 오르락 내리락 해야 한다는 게 함정입니다. 특히 화장실 가려면 중정으로 나와야 한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숙소는 내 맘에 들어요. 쥔장 부부의 진심어린 환대와 환한 웃음 때문입니다.
시작이 좋네요. 사마르칸트가 훨씬 좋게 느껴지는 걸 보니 여행이 더 즐거워지겠어요.
여러분은 화려한 레기스탄을 기다릴지 모르나 난 아껴 두기로 했어요. 여길 봐 버리면 왠지 떠나야 할 것 같아서요.
아침 산책길에 본 풍경 몇 컷~~
다음 편에서는 본격적으로 사마르칸트를 보여 줄게요.
추신: 이 숙소를 선택한 이유는 쥔장이 한국에서 일한 적이 있어 한국말을 합니다. 더군다나 존대말을 잘 쓰는 점잖은 사람입니다. 리뷰에도 무척 친절하다고 해서 그냥 선택 했어요.
그는 목포에서 4년 지냈다고 해요. 바다가 없는 우즈벡 사람이라 목포가 정말 예쁘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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