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투피자

2950미터의 투피자는 시간의 흐름이 몇 배는 더 늦게 흐를 것 같은 고요한 지역으로 영화 태양을 향해 쏴라 의 주인공 부치 캐시디와 선댄스가 백 년 전에 말 타고 달렸던 곳입니다. 황량한 서부를 연상케 하는 자갈 투성의 케브라다 즉 협곡과 선인장으로 뒤덮힌 비탈 옆의 무지개빛 기암괴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영화 때문인지 어디선가 카우보이가 나올 것 같아요.
철인3종 투어?(트래킹 승마 자전거로 이루어진 경기) 말투어 지프투어도 있지만 다 패스하고 그냥 악마의 문만 다녀오렵니다. 어차피 나에겐 아르헨티나로 넘어가는 관문일 뿐이라서요.

아르헨티나를 같이 다니기로 한 쫑이가 오지 않아 먼저 숙소 잡고 기다려요. 난 우유니에서 6시 출발해 11시55분에 도착했는데...ㅠㅠ
알고 보니 손님 더 태우려고 늦게 출발했다고 해요. 어찌하든 만나서 담날 출발!!
가는 길에 재래시장이 있어 과일 사러 갑니다. 그런데 주말이라 그런지 어제와 사뭇 분위기가 달라요. 활기차고 장이 크게 섰네요. 사다 보니 무거워서 다시 숙소에 두고 꼴렉티보 정보 확인 후 터미널 맞은편에서 1번을 타고 팔미라까지 1볼에 갑니다. 솔직히 이 길은 차가 다녀 먼지길이라 걱정스런 구간이었지요.

유쾌한 운전사의 안내로 푸에르타 델 디아블로 즉 악마의 문으로 갑니다. 역시 블러그에서 본 쓰레기 더미 길이 보입니다. 쓰레기 하치장인가? 의심스럽더군요. 게다거 개 두 마리가 짖어대고.

물길 따라 가다 사람이 보이길래 길을 물어보니 왼쪽으로 가라네요. 하마터면 쭉 갈뻔 했어요.
여긴 그늘이 전혀 없어요. 완전 땡볕입니다. 서부 영화에 나오는 길이라 보면 됩니다. 가는 길엔 콩나무 비슷한 가시나무가 지천입니다. 군데군데 선인장이 보이구요.

한참을 가니 악마의 문이 보입니다. 별로 악마처럼 생기지도 않았는데 왜 붙여졌을까? 궁금해집니다. 그늘 찾아 점심를 먹고 이 문을 한바퀴 둘러봐요. 그런데 침식지형이라 해도 이처럼 벽처럼 남아 있기는 힘들텐데 신기하긴 해요.

다시 2킬로를 걸어 잉카협곡으로 들어가요. 라파즈의 달의 계곡은 위에서 내려다 보는 느낌이나 여긴 달의 계곡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입니다. 아주 황량함이 잔뜩 느껴져요.
끝자락엔 아주 작은 폭포와 개울이 있어 발을 담가봅니다. 1분이 지나니 아주 발이 차가워지네요.

일단 쉬었더니 기운이 납니다. 이 느낌으로 다시 걸어 나와요. 마침 황야의 카우보이처럼 말 탄 사람이 나타나 한 컷.

이로써 완성이 된 느낌.
이 코스를 돈 주고 안 오고 공짜로 와서 감흥이 남달랐지 그리 특색 있진 않아요. 이미 우유니 3일 투어를 해서 더 멋진 곳을 봐버렸거든요.

저녁에 쉬다가 수크레 커플을 만나 예수상이 있는 미라도르로 야경 구경 가요. 4명이라 가지 혼자는 왠지 위험할듯...
여긴 야경 보단 일출이 더 좋을 듯...

이렇게 볼리비아 마지막 밤이 깊어 가자 아쉬운 마음에 칵테일과 피자를 먹어요. 남은 돈 써야죠.

아~~여긴 숙소 옥상에서 바라본 전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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