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후아힌

처음 비치 호스텔에 와서 너무 놀랍니다. 입구도 좁고 화장실은 문도 잠기지 않고 구식인데다 실내공기는 순환이 안되어 머리가 띵~~~

 원래 해변에선 할 일이 없으므로 개인실에 들어가려 생각했으나 가격이 비싸서 포기하고 여기 온 것인데...
결국 호스텔을 옮기려고 알아보러 다닙니다. 다행히 후보지 2군데로 압축!

- 300밧에 화장실과 냉장고가 있는 합판집
- 에어콘 안 쓰고 10일 쓰겠다고 해 할인 받은 420밧의 넓은 럭셔리 홈스테이(원래 700밧)

그러나 사람은 먹는 것에 무척 약합니다. 이 호스텔 아침을 3일 먹고 나니 생각이 바뀝니다. 공기는 가끔 문 열어 순환시키고 화장실은 정글 보다 나으니깐 쓸만 하다고 세뇌하면 됩니다.

 그런데 날 매료시킨 것은 정말 어메이징 블랙퍼스트입니다. 신선한 과일과 채소 그리고 날마다 바뀌는 메뉴가 너무나 좋아요. 내가 해 먹어도 요정도 까지 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그냥 여기 묵기로 결정!!

오후에 들어오니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통으로 사와 먹으라고 합니다. 이러니 내가 불편함을 감수하고 머물기로 한거지요. ㅎㅎ
저녁에 태국 이산음식이라며 시식을 권해요.

저 좁은 부엌에서 참 맛난 음식을 잘도 만들어요. 치앙마이 라이크 홈도 엄청 작은 주방에서 기막힌 뷔페식이 나왔었죠. 태국의 작은 부엌에서 일어나는 마술은 참 대단해요. 아~이 집은 언제든 과일과 빵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멋져요.

접시에 식사를 가져와 길거리에서 밥을 먹어요. 처음엔 정말 맘에 들지 않았으나 이젠 적응이 되어 아무렇지 않아요. 도리어 등교 시키는 어른들과 지나가는 차나 오토바이를 관찰하지요. 여기가 아니면 언제 길거리에서 밥을 먹어볼 수 있을까요? 특별한 체험이다 생각하니 이것도 낭만이 됩니다.

그러고 나니 마음이 안정이 되고 주변이 눈에 보이기 시작합니다. 어차피 호스텔 보단 바깥에서 더 오래 있을려고 작정하고 찾아보니 가까운 곳에 너무 시원하고 멋진 곳이 있어요. 다만 시간대를 잘 맞춰 가야해요. 사실 후아힌은 끄라비 대신 온거라 기대 일도 않고 온 곳입니다. 그러나 사랑할 수 밖에 없어요. 광관지임에도 너무나도 한적하고 조용하며 깔끔합니다.

내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장소를 소개할게요.

낮 시간은 그늘이 없어 덥고 일출이나 일몰 시간에 가면 환상적입니다. 사실 여행 다니면서 일출 보기는 힘들어요. 잠 때문에..
바다 한가운데에 있어 낚시나 배를 대는 부두인데 깨끗하게 관리되고 모기도 없어요. 게다가 바람도 시원하고 파도 소리 쉼없이 들려옵니다. 여기가 나의 휴식 공간이고 도서관입니다.

저번에 치앙마이 마지막날 산 원피스 중 하나를 입고 셀카를 찍고 있어요. 보통의 방법으론 옷이 잘 표현이 안 되어 다른 방법으로 찍었어요. 재미나죠?

옷도 어깨부분을 수선해서 입으니 내 몸에 잘 맞고 집에서도 엣지있게 입을 수 있을것 같아 쇼핑 대만족입니다.

다음은 세계 유일의 후아힌 비치입니다. 오전엔 해가 비치고 물이 많이 차 있어 선텐을 싫어하는 나에겐 그닥 매력적이지 않아요. 그러나 점심 후 가면 그늘이 모래밭에 생겨요. 낮잠도 자고 책도 읽고 사람도 구경해요.

가만히 보고 있으니 8킬로 떨어진 몽키 사원까지 비치가 아름답게 이어져 있어요. 잡상인도 거의 없고 길을 막고 영업하는 가게도 없어 참 신선해요. 이런 해변은 세계에서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실 유명한 해변에 가면 부자들의 사유지 개념의 비치가 많아 중간에 길이 막히곤 하지요. 여기도 럭셔리 리조트나 콘도 식당들이 있긴 해요. 그러나 가난한 여행객에게 아름다운 바다와 고운 모래 해변을 양보해 주고 있어요.

한 번은 ㅂㅓ스 티켓 구입과 블루포트 쇼핑물을 가기위해 좀 돌아 해변 길로 갑니다. 아침이라 물이 많이 들어와 있어 신발을 벗고 걸어가요. 찰랑찰랑 발에 물이 닿는 느낌을 만끽하며 가다 물세례를 맞고 가방이 젖었어요. 전자제품이 걱정 되나 그닥 불쾌하진 않았어요. 다만 핸폰이 살짝 맛이 갔다 정상으로 이내 돌아와요.

여긴 블루포트 나의 쉼터로 여권 번호 입력하면 와이파이 사용할 수 있어요. 시원하다 못해 살짝 추워지는 아이러니!!

점심 후에 가면 물이 많이 빠져 걷기도 좋고 그늘도 있어 자리 깔고 놀거나 조깅하면 딱 입니다.

가이드 북에 고즈넉한 왕실 휴양지라고 소개된 이유를 알것 같아요. 조용하고 한적한 후아힌은 사랑할 수 밖에 없어요.

녹색 썽태우가 10밧 밖에 하지 않지만 난 블루포트 쇼핑몰까지 운동 삼아 자주 걸어다녀요. 3킬로 좀 넘는 길은 나에겐 껌이지요.ㅋㅋ


후아힌에선 내 일상이 정해진 것 같아요.

일출을 보고 돌아와 어메이징한 아침을 먹고 쉽니다. 점심 후에 해변에서 딩굴다가 숙소 들어갑니다. 샤워 후 질리지 않는 파타이를 먹고 일몰을 보고 숙소로 돌아가는거죠.

난 질릴때까지 바다를 보고 걸을겁니다.
I♥Hua Hin so much!!!!

다음엔 지인과 함께 와서 수영장 딸린 콘도를 빌려 한 달 이상 살아봐도 정말 좋을것 같아요. 생각만 해도 엔돌핀이 넘쳐납니다. 내년 겨울에 아름다운 해변 조깅과 수영으로 건강 미인으로 탄생할 분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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