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 정글

여기 해피힐링홈의 부엌은 요렇게 생겼어요. 정말 자연 친화적이랍니다. 대나무나 목재로 얼기설기 만든 수도 찬장 식탁과 의자는 정말 내추럴 그 자체입니다. 약간의 더러움은 넘어가야 해요. 안 그럼 살아남기 힘들지요. ㅎㅎ
깨끗이 닦고 싶어도 냄비의 검뎅은 손에 안 묻게 피해야 합니다. 닦을 필요가 없어요. 불 때면 똑같아지니까요.


여기 해피힐링홈에서 젤 좋은 것이 식사입니다. 텃밭엔 레몬글라스 애플민트 배추 당근 등등이 자라고 있고 파파야와 바나나는 당근 많이 자라고 있어요. 식사때면 텃밭에 나가 식재료를 채집해 와서 준비합니다. 심지어는 바나나 꽃요리도 해요. 식감이 살짝 고기맛이 납니다.

요건 개구리 반찬~~~

주는 찰밥이고 채소국이나 호박스프 그리고 채소 볶음이 나와요. 찰밥과 잘 어울리는 세 가지 기본 소스가 있어요. 일종의 초고추장이나 양념 된장 느낌이랄까요.

내가 좋아하는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양파와 마늘 고추를 안씻고 숯불에 구워서 대충 껍질을 벗긴 후 절구에 짛어요. 물론 탄 부분도 들어가요. 다음엔 간장으로 간을 더해주면 됩니다. 짭잘하니 다른 채소 볶음과 섞어 먹으면 간이 딱 맞아요. 불맛을 입힌 것이 내 입에 착 달라붙어요. 쉽게 말해 맵고 짠 기본 양념입니다. 또는 간장 대신 오일을 넣어 볶아도 됩니다. 기본 양념은 거의 비슷해요. 토마토나 라임이 들어갈 수도 있어요.

글고 불맛을 입히지 않고 만들기도 해요.
개수대가 낮아 서양동상들은 다리 벌리고 일해요. 처음엔 적응이 안되더라구요.

마늘과 양파를 빻아 들깨 가루를 넣고 참기름과 돼지고기오일을 섞은게 있어요. 현지에서 가장 많이 먹는듯...
가끔 찰떡을 사면 이 들깨가루에 설탕을 넣어 숯불에 구워주기도 해요. 이게 궁합이 잘 맞나봐요.

그리고 과일은 구아바 패션프룻 바나나가 기본으로 나옵니다.

그런데 가만 보니 중국 간장과 함께 기름에 볶는 요리가 많이 나오는 걸 보니 대만식 요리같기도 하고 좀 아리송한 국적의 요리가 많네요. 메인 쉐프가 타이완 여자라서 그런가....

내가 좋아하는 솜땀 일종인 파파야샐러드는 요렇게 만들어요.

먼저 덜 익은 파파야로 채를 썹니다. 덜 익은 파파야는 무맛에 가깝다는 걸 다들 알고 있지요?
기본 양념은 마늘과 고추를 빻고 여기에 토마토를 넣어 더 빻다가 간장으로 간을 하고 라임과 팜 슈가를 넣어 더 빻아줘요. 단 국물이 나와 옷이나 눈에 튈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파파야를 넣고 조물조물!!
정말 새콤 달콤 매콤한 샐러드가 되어 입맛을 확 당겨요.

커리 요리도 비슷한데 생강황을 물에 우려 그걸로 요리해요. 그리고 화룡첨정인 코코넛밀크를 뿌려주면 오일 느낌의 우유맛이 납니다.

볶아먹는 채소는 아주 다양해요. 호박순 강낭콩 여린 꼬투리 잭푸룻 바나나꽃 등 아주 다양해요. 조리법은 항상 똑같아요. 마늘 양파를 빻아 돼지기름에 살짝 볶다가 채소를 넣어 약간 숨이 질때까지 볶아요. 간은 당연히 간장이구요.

나중에 집에 가서 북부 태국식 밥상 한 번 차려 볼까요? 그런데 이걸 먹으려면 태국식 예절을 지켜야 합니다.

식사때 말하지 않고 먹나봐요. 처음 와서 읽은 글귀가 Don't let the time pass by talking. Bullshit! 입니다. 한 마디로 잡담하지 말라는 거죠.


가장이 식당 메인에 앉아 찰밥을 뜯어 나눠 주면 손으로 받아 옆사람에게 건네줍니다. 그릇을 주며 달라고 하면 예의가 없다네요.


그리고 기도를 해요. 인도도 아닌데 나마스테 하며 식사를 시작 합니다. 앞그릇과 수푼 한 개로 먹어야 합니다. 일단 오른손으로 찰밥을  가져와서 손으로 뭉칩니다. 나머지 반찬은 수푼으로 덜어서 먹어요. 가끔 손으로 과일을 집어 먹기도 해요. 여기까지 읽고 벌써 으악 한 사람이 있을거예요. 한국 사람으로서 어디까지 위생적인지 가늠이 안가요. 그러나 지금은 적당히 여기 룰에 따라 대충대충 합니다. 아직까지 장에 문제가 없는 걸 보면 괜찮은 위생인가봐요. ㅎㅎㅎ

모두 식사가 끝나면 테이블 정리를 합니다. 한 명이라도 덜 먹었으면 그대로 놓아두어야 해요.


처음엔 고요 속에 식사를 하니 참 힘들더군요. 어렸을 때 밥 먹으며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지금은 식사 시간에 유일하게 말할 기회라 문화가 바뀌었지요. 그래서인지 유난히 적응이 힘들더라구요.

또 내가 얼마나 깔끔한 사람인지 확인했어요. 여기선 다 유기농이라 대충대충 씻어요. 설겆이 하는 세제는 재와 폐기름으로 만들어 씁니다. 그래서 인지 그걸로 한 번 닦은 뒤에 받아놓은 물로 한 번 헹구어 대나무 선반에 올려 말립니다. 내가 더 깨끗이 한다고 흐르는 물에 씻으니 서양동상이 한마디 해요. 오간닉이라 물 아끼라고요.

내 눈엔 양동이가 다 같아 보이는데 검은색은 설겆이용이고 파란색은 더 깨끗한 것 씻을 때 쓴다더군요. 내 참~~~ 청결은 내가 더 하는뎅..

암튼 여기만의 규칙이 확실히 있어요. 가끔 이해하기 힘든 것도 있지만 왠만하면 따를려고 노력해요. 그게 싫으면 내가 떠나야지요.

마지막으로 레몬글라스와 애플민트를 넣어 차를 끓입니다. 상당히 향이 좋아요. 배앓이도 예방할겸 열심히 마시고 있어요.

래이가 나보고 한국음식을 하라고 해요. 엄두가 나지 않아요. 13명분을 하라니 ....분명 쥔장 커플이 좋아할거라고 합니다. 그러나 난 안할거예요. 그냥 치앙마이 K 마트에서 산 김밥용 김이나 풀까요? 간단한 간장 소스만 곁들여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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